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을 실천합니다.
男 모를 고통을 함께하는 ‘당신의 주치의’
산부인과 양윤석 교수
출생에서부터 사춘기, 갱년기까지 인간의 삶과 산부인과는 참 밀접하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산부인과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에는 차가운 공기와 거친 바람마저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줄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 있다. 옆집 아저씨와 같은 포근한 미소,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산부인과 양윤석 교수를 만나본다.
보람으로 먹고 사는 나는 산부인과 의사
‘응애, 응애’ 한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울음소리. 흔히 산부인과라고 하면 임신, 분만 등을 대표적으로 떠올리게 된다. 양 교수 역시 젊은 시절 산모와 함께 진통하고, 분만되는 아기를 받으면서 ‘이 아이는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얼마나 행복하고 또 힘든 일을 겪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 벅찬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산부인과는 다른 진료과목과 다르게 사람의 인생을 함께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나고 자라며 월경을 시작해 사춘기를 맞이하고, 폐경이 되면서 갱년기를 맞으며 제 2의 인생을 살게 되는데, 양 교수는 만나는 환자의 이름, 나이 등 모든 것이 다르지만 여러 사람을 놓고 봤을 때 인간의 패러다임은 모두가 같은 것 같다고 말한다. 양 교수는 “까불이 아이가 커서 임신을 하고, 또 그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 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 정말 보람차다”며 산부인과의 매력을 뽐냈다.
‘5초’의 공감으로 환자를 사로잡다
양 교수는 편안한 아저씨 같고, 때로는 좋은 친구 같으며 신뢰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환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첫 째도 둘째도 신뢰라고 말하는 양 교수. 또 의사는 환자에게 반드시 신뢰를 줘야 되고, 신뢰를 잃은 의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젊은 시절에는 똑똑하고 냉철하며 말 잘하는 의사되고 싶었지만, 현재는 환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어떻게 하면 공감을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봤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저 진심으로 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후배들이 좋은 의사에 대해 물어올 때 양교수의 대답은 한결같다. “좋은 의사가 되려면 5초 내지 10초만 그 환자가 된 것처럼 공감을 해라, 길지도 않다 딱 ‘5초’, 나는 이걸 깨우치는데 5년 10년이 걸렸다”.
오늘도 양 교수는 환자들과 공감하기 위해 진심으로 귀를 기울인다.
인생의 피크를 위해 달린다
양 교수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한다. 양 교수가 말하는 공부는 마라톤을 연상케 한다. 하나의 숙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제들이 합쳐져 하나의 골인 지점을 향해서 달리기 때문이다. 양 교수의 마지막 골인 지점은 우리나라에서 ‘산부인과 무흉터 노츠(NOTES)수술’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수술기구를 개발하고 후배 의사들에게 전수하는 것이다. 또 호르몬이 성에 관여하는 영향을 연구하며 호르몬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다. 밤잠을 설치고 쉽게 우울해지며,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등 각종 갱년기 증세에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집중하며 그는 지난 20년간 폐경기 여성에 대한 호르몬 치료 및 연구를 계속해왔다. 지난 1월에 방송된 ‘EBS 명의’는 그의 ‘호르몬 치료’를 소개했다. 양 교수는 “호르몬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다. 사춘기, 폐경기 모두 성 호르몬이 많은 관여를 한다”고 말한다. 명의 방송 후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무척 많은 인기를 실감한다. 특히 부산, 서울 등지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답했다.
‘EBS 명의’에 소개된 것 외에도 최근에는 노츠 수술, 싱글포트에 대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2년 연속 등재가 되었다. 양 교수에게 이런 소식은 마라톤 중간에 마시는 한 컵의 물과 같다. 그 물 한잔을 마심으로써 앞으로 몇 킬로를 더 뛸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양 교수의 마라톤은 앞으로도 더 쉼 없이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