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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평생주치의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을 실천합니다.

신경외과 박기석 교수
2021.07.14

올곧은 ‘척추’ 돌보는 신경외과 의사의 길, “'숙명’입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박기석 교수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는 유일한 포유동물이다. 직립보행이 인간에게 준 선물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안타깝게도 척추 질환의 위협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걷기 시작하면서 척추 질환을 앓게 된 것.
평생 동안 신체를 지탱하는 척추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 업무상 올바르지 못한 자세의 지속 등으로 이른 시기부터 척추 건강에 영향을 받곤 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박기석 교수는 이런 척추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과 마주하는 신경외과 의사다. 

디스크, 수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신경외과 내에는 뇌혈관질환, 뇌종양, 소아신경외과, 척추질환 등 여러 세부 전공 분야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박 교수는 척추 질환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데,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 혹은 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 외상성 질환 등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이자 기둥이다. 그렇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척추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통증이 점차 심해지면 그만큼 병이 악화될 거라는 생각에 수술 여부를 두고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디스크는 특히 ‘수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환자와 가족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질환이기도 하다. 
“뇌출혈이나 뇌종양 같은 경우에는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장애가 생기거나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지만, 디스크나 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들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체의 변화 과정이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안정을 취하거나 진통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거나 하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상태가 완화되기도 하죠. 충분한 보존적 치료 없이 수술부터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술은 무조건 피하라? 이 또한 좋은 방법은 아니다. 보존적 치료를 받아 상태가 좋아지고 통증이 호전되면 당연히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지만, 충분한 치료 후에도 차도가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하지마비와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방치’하지 않는 겁니다. 제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애와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만나셔야 하고, 본인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합니다. 조기에 치료를 받을수록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 놓인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린 시절 박 교수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같은 꿈을 키워나갔다.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박 교수의 눈에 개인의원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모습은 마치 TV에서 볼 법한 히어로, ‘슈퍼맨’ 같았다.
“일반외과 의사셨어요. 하지만 당시 시골이었기 때문에 병원이 많지 않아서 외과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환자들을 돌보셨죠. 가볍게는 감기환자부터 농기계사고로 인한 환자나 농약중독환자, 심지어는 아이를 받으신 적도 있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마을의 ‘주치의’ 개념이셨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마을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명성도 얻으셨고, 그런 모습들이 저에게 존경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 같아요. ‘아 나도 아버지 같은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박 교수는 처음부터 신경외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 하고 싶었던 과가 있었지만 인턴 수련생활을 겪으며 신경외과를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시간을 다투는 응급수술, 턱없이 부족한 평균수면시간, 한 끼 식사도 제대로 챙기기 힘들 만큼 숨 가쁜 일상. 신경외과 의사의 단면이다. 그러나 박 교수는 그런 선배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신경외과의 매력을 느꼈다.
“진짜 멋있었어요. 의식이 없던 환자가 뇌수술을 받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걷지 못하던 환자가 척추 수술을 받고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나가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생겼죠. 물론, 후회가 없었다고는 말 못합니다. 하하. 예상하시는 것처럼 업무 강도가 무척이나 세더라고요. 하지만 적응하면서 점차 ‘숙명’으로 받아들이게 됐고, 이제는 후회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과 의사에게 응당 그렇듯, 박 교수에게도 ‘냉정’과 ‘열정’이 공존했다. 수술을 집도할 때만큼은 특유의 냉철함과 긴장감을 잃지 않으려 하지만, 환자와 마주할 때는 편안함과 공감을 무기로 따뜻하게 다가가려 노력했다. 여기에 더해 박 교수는 의사로 살아가면서 절대 잊지 않으려 하는 것 하나로 ‘책임감’을 꼽았다.
“아주 묵직한? 책임감을 느껴요. 저를 찾아주신 환자분들 모두가 정말 만족스럽게, 치료 잘 받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 한 분 한 분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죠. 덕분에 저를 만나 다시금 평범한 일상을 찾는 분들을 볼 때마다 진심으로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2009년부터 대전을지대학교병원에서 함께한 박 교수. 환자의 눈에 비친 박 교수는 아마도 어린 시절 시골 마을 주치의로 활약하던 그의 아버지처럼, 지역민의 척추 건강을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는 ‘참 의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콘텐츠 담당자 :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