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초경, 늦어지는 결혼과 출산 등으로 여성에게 자궁의 건강은 매우 중요하다.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인 자궁내막증은 최근 들어 젊은 여성들에게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데다 재발의 위험이 크고, 심지어는 유산과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 가임기 여성에게 ‘불임’ 위협
자궁내막이란 자궁 안에 있는 막을 말하는 것으로,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따라 두꺼워지고 성숙해지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이외의 조직, 즉 난소, 나팔관, 복막, 복강 등에서 자라는 현상으로, 통증, 유착, 염증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주로 가임기 여성에서 나타나며, 월경통, 만성 골반통, 불임증 환자와 같은 특정 환자군에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30~40% 난임 여성에서 자궁내막증이 동반될 만큼 불임과 관련이 있는데, 나팔관, 난소, 복막 등에 점처럼 자궁내막 조직이 생겨 원활한 나팔관 운동을 방해하거나 난소에 유착이 생겨 난포가 터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여러 가지 가설 중에서 월경혈의 역류가 주된 원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또 골반 내 복막을 구성하는 세포가 자궁내막 세포로 변해 자궁내막증이 발생한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왜 일부 여성만 자궁내막증에 걸리는지에 대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 무증상부터 만성질환까지 다양한 증상
정상적인 자궁내막조직은 임신에 대비하다가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월경을 통해 배출된다. 하지만 그 발생위치가 잘못돼 있으므로 월경주기 때 그 자리에서 출혈을 일으키거나, 주위 조직이나 장기를 자극해 정상적인 골반 기관의 모양이나 기능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이때 질환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자궁내막조직은 주로 자궁 근처에 발생하지만 멀리 폐나, 심지어는 배꼽, 개복 수술 부위, 질이나 회음부 같은 복강 이외의 부분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은 무증상부터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며, 자궁내막조직의 깊이나 정도에 따라서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골반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의 질환과 유사한 증상이 많아 증상만으로는 진단하기 어렵고,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찾아 진료 받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증은 만성 골반통증, 월경통, 월경 전 통증, 허리통증, 만성피로, 성교통, 불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따라서 이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 환자 50%가 재발, 지속적 관리 중요
자궁내막증의 확진은 복강경 수술 소견 및 조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진단을 위해 내진할 때 눌러서 아픈 부위가 있거나 난소가 커져 있을 경우, 또는 자궁이나 난소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위치에 있을 경우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초음파, CT, MRI 검사나 피검사도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복강경 수술은 자궁내막증의 확진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는 대부분 복강경을 통해 병변을 제거하고 골반 내 유착이 있을 경우 유착 박리를 통해 정상적인 상태로 복귀시킨다. 드물게 골반 유착이 심한 경우에는 개복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주의할 것은 자궁내막증 환자의 50%가 수술 후 5년 안에 재발을 경험할 만큼 재발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임신을 원하는 경우 조기에 임신을 시도하고, 꾸준한 약물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또 6개월에 한 번 씩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자궁내막증은 월경 관계가 깊기 때문에 자신의 월경주기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외에도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