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순, 신경외과 김승민교수로 부터 뇌하수체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환자의 보호자이다. 현재 환자는 퇴원후 후유증없이 빠르게 회복 중이다. 먼저, 환자의 입원으로부터 수술과 퇴원까지의 과정에서 김교수와 신경외과 의료진이, 환자를 정서적으로 배려하고 상호 신뢰를 유지하며, 治病을 위한 체계적인 팀워크를 집중해 준데 대하여, 마음으로 부터의 감사와 존중을 드린다. 김승민교수에 대한 감사와 존중은, 그의 뛰어난 임상능력이나, 뇌수술 항법장치와 같은 첨단 수술장비를 사용한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결과에 대한 고마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가 일관되게 보여준 작지만 따뜻한 배려에 대한 것이 더 크다. 입원전 최초 외래진료시, 그는 타 병원의 진료경과나 자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해당질환과 관련된 정부의 의료비 지원정책도 설명하고 조언해 주었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타 의료기관의 진료자료에 대해서 대부분 인정하기를 꺼리거나 심지어 폄하하는 불편한 경우가 많았고, 진료의로부터 의료정책에 관한 설명을 듣는 일은 흔치않은 경우라, 환자를 배려하고 있다는 신뢰를 갖게 했다. 수술을 결정하게된 것도 첨단 수술장비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히려 그의 질환처치에 대한 단호한 의견과 함께 이런 신뢰감이 더 크게 마음을 움직였다. 수술후 회복과정에서도, 김교수의 환자관리 모습은 인상적이 었다. 회진시간등 정해진 진료시간 뿐만 아니라, 수시로 중환자실이나 병실에 오거나, 외래진료실로 보호자를 불러 상태를 확인시키고, 향후 진료계획을 설명하는 한편, 타 진료과에서의 협진시에는, 시간을 내어 직접 해당 진료과에 찾아오거나,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같은과 의료진을 보내서 확인하고 조언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퇴원후 통원과정에서 환자 스스로의 생활관리와 면역증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회복에 필요한 약물처방과 기타 처치는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해 주고 그렇게 조치하였다. 치료 전과정을 함께한 김교수의 이와같은 모습은, 어찌보면, 모든 의료진의 당연하고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길지 모르겠으나, 진료와 수술이 빈틈없이 반복되는 대부분의 외과 임상의가 현실적 시간제약 등 여건상 쉽지 않다는 것이 개인적인 진료 경험이다. 조선조 세조(世祖)가 직접 편찬한 醫書인「醫藥論」에는, 의사를 의료윤리적 품성과 전문적 자질등을 기준으로 8개 범주로 분류하고, 그 중 으뜸을 심의(心醫)라 하여,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가능한 환자가 원하는 바를 따르는 의사로 정의하고 있다. 즉, 환자가 심리적 안정상태에서 의사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믿을 수 있도록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의료윤리적 품성과 노력이 무엇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이, 食醫, 藥醫 순으로 각각 섭생이나 식이치료를 우선으로 하거나, 진단된 병명에 대해서만 기계적으로 투약과 치료를 하는 의사로, 心醫에 미치지 못하는 의사로 평가하고 있다. 첨단의 의료장비와 수준높은 의료서비스 운영체계, 세분화되고 우수한 전문 의료인력등, 의료체계의 패러다임 자체가 완전히 다른 현대라 하더라도, 환자가 심리적 안정상태에서 의사를 존중하고 믿는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할 가치인 것은, 그것이 治病의 출발점이자 기본이기 때문이며, 醫術이 仁術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점에서, 고금을 막론하고 진정한 名醫란 心醫를 이르는 사회적 평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김승민교수의, 질환 자체에만 醫術的 포커스를 두지않고, 환자의 정서와 심리상태를 배려하는 노력은 오늘날 心醫의 한 모습이자 의미일 것이다. 더불어, 가족과 같은 따뜻함과 친절함으로 수술과 진료를 함께해 주고, 환자를 보살펴준 백현주교수께도 진심으로 사의를 표하며, 각종 검사와 수술, 진료를 도와준 전공의 두분, 신경외과 병동의 모든 의료진, 그리고, 늘 환하고 자상하게 진료와 원무업무의 動線절차를 도와준 진료실의 간호사 두분께도 따뜻한 고마움을 전해 드린다.